피카소, 볼코스 등 미술사 거장 비롯해
다양한 현대 도자예술 작품 한 자리에
한국화 대가 만나는 ‘제이 앤 림 콜렉션’
한향림 관장 80년대 작업실 고스란히 재현
[고양신문] 파주 헤이리마을에 자리한 한향림도자미술관이 개관 2년 만에 전시 콘텐츠를 전면 개편하고 관람객을 맞고 있다. 제1전시실의 전시 타이틀은 ‘도자–흙에서 예술로’이고 특별전시실에서는 세계적 도자예술의 대가 ’실비아 하이만展’이 열리고 있다.
2018년 개관한 한향림도자미술관은 국내 유일의 현대도예 전문 사립미술관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이정호 이사장과 도예가인 한향림 관장 부부가 30년 넘게 수집한 1000여 점의 현대 도예 작품을 바탕으로 도자예술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수준 높은 전시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시작된 상설전시를 사진과 함께 만나보자.
▮ 상설전시 '도자-흙에서 예술로'
제1전시실에서 진행되는 ‘도자–흙에서 예술로’ 전시는 인류가 선사시대부터 사용했던 흙그릇이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기법과 시도가 더해지며 예술로 승화되는 역사를 집약한 전시다.
전시는 각 코너마다 특색있는 테마로 꾸며졌다. 한향림도자미술관의 시그니처인 ‘제이 앤 림 콜렉션’은 운보 김기창을 비롯해 월전 장우성, 산정 서세옥, 우향 박래현 등 한국화의 대가들이 도자기 위에 그림을 그린 ‘도화’ 작품들을 전시한 코너다. 한향림도자미술관 지승진 학예실장은 “70~80년대에 제작됐던 도화 작품들이 오늘날에는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고 있어 희소가치가가 크다”고 말한다.
'림스 스튜디오’는 한향림 관장이 예술의 열정을 불태우던 80년대 청년작가 시절의 작업실을 재현해 놓은 공간이다. 작가의 젊은 시절 작업모습을 담은 대형 사진 아래로 당시에 사용하던 도구와 작업대, 작업노트와 스케치 등이 생생하게 재현됐다.
다음으로 현대미술의 가장 위대한 작가인 파블로 피카소가 프랑스에서 창작한 한정판 도예작품, 그리고 현대 도예의 대가인 피터 볼코스의 작품이 관객들을 맞는다. 지승진 학예실장은 “도자기에 구멍을 뚫는 등 파격적인 시도로 도자의 위상을 용도에서 예술로 끌어올린 현대 도예의 아버지”라고 설명한다.
이어지는 코너에는 피터 볼코스와 같은 선구적 작가들이 열어놓은 길을 따라 여러 작가들이 자신만의 개성과 예술적 상상력을 도자예술과 결합시킨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질그릇 특유의 따뜻한 질감과 조형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도자부터 추상미술, 또는 팝아트의 경향이 엿보이는 작품까지 각양각색의 작품들이 관람자에게 예술적 쾌감을 선사한다.
▮ 눈속임의 예술… 실비아 하이만展
기획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실비아 하이만展’은 관람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흥미진진한 전시다. 나무덩굴로 짠 바구니에 담긴 엽서, 동그랗게 말린 악보, 골판지 상자 속 잡지 등 도자기로 만들었으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사물들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다.
김승진 학예실장은 “미국 현대 도예의 거장인 실비아 하이만은 2006년 한향림옹기박물관에서 전시를 진행하며 인연을 맺었다”면서 “가상과 실제의 경계를 지워버리는 ‘눈속임 기법(Trompe L'oeil)’이라는 장르를 도예 작품에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처음 전시실에 들어온 관객들은 ‘도자기는 어디에 있는 거지?’하며 어리둥절해 합니다. 그러다가 전시장 안의 모든 작품들이 도자기로 만든 것이라는 설명을 읽으면 하나같이 깜짝 놀라며 그제서야 작품의 디테일을 꼼꼼히 들여다보곤 합니다.”
그의 말처럼 기자 역시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힘든 고도의 솜씨와 섬세한 표현에 놀라며 전시실에 오랫동안 머물러야 했다.
▮색다른 매력, 카페 스카이와 옹기박물관
한향림도자미술관 3층에는 카페 스카이가 자리하고 있다. 향긋한 커피와 각종 음료, 디저트류를 즐길 수 있는 카페 스카이는 헤이리마을의 전경과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을 자랑한다. 또한 1층에는 흥미로운 도자 체험이 가능한 도자 아카데미, 다양한 도자 작품들을 판매하는 아트숍이 자리하고 있어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소소한 추억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한향림도자미술관을 들렀다면 바로 옆 한향림옹기박물관도 함께 구경해보자. 미술관보다 훨씬 일찍(2004년) 개관한 옹기박물관은 조선시대부터 1950년대까지 만들어지고 사용된 질그릇과 푸레독, 오지그릇 등 다양한 옹기를 수집·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면 시대에 따라, 그리고 지역에 따라 옹기의 크기와 형태가 이렇게도 다양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무엇보다도 질그릇들이 전하는 투박하면서도 푸근한 기운에 마음이 저절로 느긋해진다.
한적하고 소소한 나들이가 권장되는 시절, 흙이 빚어내는 다채로운 감동을 만나러 한향림도자미술관과 옹기박물관을 찾아가보자.
한향림도자미술관 · 한향림옹기박물관
주소 :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82-37
이용시간 : 오전 10시~오후 7시(월·화 휴관)
관람료 : 도자미술관 8000원/ 옹기박물관 3000원
문의 : 070-8872-0465
August 19, 2020 at 02:3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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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재료 흙… 예술가의 손 거쳐 작품으로 ‘무한 변신’ - 고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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