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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 예술가의 초상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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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우 `Black Pearl(흑진주)`. [사진 제공 = 사비나미술관]
사진설명고상우 `Black Pearl(흑진주)`. [사진 제공 = 사비나미술관]
`유럽 4주, 미국 뉴욕 4주, 한국 2주.`

세계를 누비면서 작업하는 고상우 작가는 코로나19로 총 10주일간 자가격리를 경험했다. 그는 "멘탈(정신)이 흔들리긴 했지만 자아성찰 시간을 가졌다"면서 "나 자신을 위로하면서 격리 현실에서 벗어나 자연과 우주로 가고 싶은 마음을 신작에 담았다"고 말했다.

흑진주 눈동자를 지닌 푸른 사슴 뿔에 꽃이 피고, 새와 나비가 날아다니는 작품 `Black Pearl(흑진주)`은 인간과 자연, 우주의 공존을 표현했다. 모든 생명체에 대한 경외심과 윤리 의식을 일깨우는 이 신작은 지금 서울 진관동 사비나미술관 그룹전 `나 자신의 노래` 입구를 장식하고 있다.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1819~1892)이 화해와 상생을 강조한 동명의 연작시에서 제목을 차용한 그룹전이다. 고상우를 포함해 작가 13명이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발견한 자아 정체성과 성찰, 타인에 대한 이해 등을 담은 작품을 펼쳤다.


김나리 `먼 곳으로2`.
사진설명김나리 `먼 곳으로2`.
김나리 작가는 3년간 빚은 기괴한 조각 43점을 세워놨다. 부엉이나 도깨비를 이고 있는 여인, 선인장이 머리를 관통한 두상, 가슴에 부처와 해골을 품은 여성 등 이 세상에 없는 형상들이 자리 잡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 작업실에서 키우는 선인장, 자동차로 날아든 부엉이, 꿈에서 본 도깨비와 부처 등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김 작가는 "고통과 상처, 눈물을 통한 깨달음을 작품에 투영했다"며 "코로나 시대 혼자 작업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내면을 들여다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찬효 작가는 동양인이 영국 왕족 의상을 입고 있는 사진 작품을 통해 정체성을 탐구했다. 현재 영국에 살고 있는 작가는 "서양에 사는 동양 남자의 소외감 원인을 알고 싶어 13~19세기 영국 복식을 재현해 입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가 직접 서양 여성 복장과 화장을 하고 작품 `자화상` `마녀사냥` `동화책` `형벌` 등에 등장해 편견과 차별의 역사를 전복시킨다.

한승구 `미러 마스크`.
사진설명한승구 `미러 마스크`.
전시장에서 다양한 빛을 발하는 한승구의 대형 설치 작품 `거울 가면`에 다가서면 갑자기 내 모습이 비치는 것을 알게 된다. 발광다이오드(LED)와 철 등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사회생활에 지쳐 자신을 숨긴 채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개인의 정체성을 돌아보게 만든다. 지요상 `적요(寂寥)_물 위의 무위(無爲) 3`은 수면 위 비친 자신과 손가락으로 소통하는 수묵화다. 손가락에서 물이 흘러나가는 순간 1초를 6개 연속 장면으로 나눠 그린 작품들은 인생의 의미를 묻는다.

중국과 일본에 살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었던 조세민 작가는 게임을 활용한 가상현실(VR) 작품 `희붐한 춤사위`를 설치했다. 작품 속에 자신을 의미하는 `미미밈(memememem)`을 창조하고 타인으로 변신하는 가상체험을 통해 생물학적 신체와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는 실험을 한다.

공대 출신 작가 김현주는 자신이 사이보그가 되어가는 영상 작품을 선보였다. 혼돈의 시대 새로운 정체성과 윤리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캐나다 사진작가 프랑수아 브뤼넬이 쌍둥이처럼 똑같이 생긴 두 사람을 찍은 흑백 사진 `I`m not a look alike!` 연작도 흥미롭다. 1999년부터 20년 동안 서로 다른 곳에서 태어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이지만 비슷한 외모를 지닌 사람 250쌍을 카메라에 담은 프로젝트다.

원성원 작품 `일곱 살-늦잠`은 일곱 살 기억을 자기고백 형식으로 풀어냈다. 성인이 된 후 불현듯 찾아온 불안한 감정의 원형이 어렸을 적 엄마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불편했던 유년의 기억을 하나씩 끄집어내어 `일곱 살 시리즈` 11개 연작을 구성했다. 작가로 대변되는 어린 소녀가 엄마를 찾아 떠나는 몽환적이고 동화적인 작품들이다. 전시는 9월 19일까지.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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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7, 2020 at 02:4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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