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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지 갔는데…발자국 없는 ‘달착륙 숨은 영웅’ 콜린스 별세 - 매일경제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 아폴로 11호의 사령선을 조종했지만 정작 달 표면에는 발을 내딛지 못해 '기억되지 않은 세 번째 우주인'으로 불리던 마이클 콜린스(사진)가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콜린스 가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콜린스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유족은 성명에서 "그는 항상 삶의 도전 과제에 품위와 겸손으로 맞섰고 마지막 도전(암 투병)에도 같은 방식으로 맞섰다"며 "그의 날카로운 위트와 조용한 목적의식, 현명한 시각을 함께 기억하는 데 애정을 갖고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콜린스는 1969년 7월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 임무에 동참했지만 달 지표면에 내리지 않아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며 '잊힌 우주비행사'라는 수식어로 불렸다. 당시 아폴로 11호에 탑승한 동갑내기 선장 닐 암스트롱, 달 착륙선 조종사 버즈 올드린은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사령선 조종사 콜린스는 달 궤도를 선회하며 이들의 달 착륙 임무를 도왔다.


콜린스는 동료들이 달에 내려 성조기를 꽂는 역사적 순간을 같이하지는 못했지만 인류 최초로 달 뒷면을 관측한 사람이 됐다. 로이터통신은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콜린스는 21시간 넘게 사령선에 홀로 머물렀다"고 전했다.

궤도 비행을 하던 사령선이 달 뒷면으로 들어갔을 때 지구와의 교신은 끊겼고 콜린스는 48분간 절대 고독 상태에서 달 뒷면을 지켜봤다. 콜린스는 "이곳을 아는 존재는 오직 신과 나뿐"이라며 "온전히 홀로 있는 이 순간이 두렵지도 외롭지도 않다"는 메모를 남겼다.

콜린스는 2019년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업적이 재조명되며 국가적 영웅으로 다시 태어났다.

1930년 미 육군 장군의 아들로 태어난 콜린스는 1952년 뉴욕 웨스트포인트 육군 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미 공군 파일럿을 거쳐 1963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로 복무했다. 아폴로 11호 임무를 마친 뒤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 국립 항공우주 박물관장 등을 역임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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