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투수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메이저리그 두 번째 등판에서 더욱 강렬한 투구로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양현종은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 1-6으로 끌려가던 3회에 선발 투수 아리하라 고헤이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상대로 한 빅리그 데뷔전 이래 나흘 만에 등판한 양현종은 4⅓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최고 구속 시속 148㎞의 속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3가지 구종으로 보스턴 강타선에 맞서 안타와 볼넷을 1개씩만 내주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평균자책점을 4.15에서 2.08로 낮췄다.
텍사스 타선을 봉쇄한 양현종의 호투에도 텍사스 타선은 한 점도 추가하지 못해 1-6으로 졌다.
양현종은 투구 수 55개로 3회도 못 넘긴 아리하라보다 적은 공으로 더 많은 이닝을 버텨 효율성에서 압도했다. 아리하라는 홈런을 4개나 맞았다.
특히 5회를 빼고 4회, 6∼7회 3이닝을 삼자범퇴로 끝내 보스턴에 더 달아날 기회를 주지 않았다.
3회 2사 1루에서 배턴을 받은 양현종은 첫 타자 헌터 렌프로를 우익수 직선타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이어 4회에는 공 9개로 세 타자를 가볍게 요리했다.
프란치 코르데로를 1루수 땅볼, 크리스천 아로요를 2루수 땅볼로 잡은 양현종은 알렉스 버두고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양현종은 5회에는 선두 J.D. 마르티네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3루수 브록 홀트의 호수비로 마르티네스를 2루에서 잡았다.
홀트는 산더르 보하르츠의 3루 선상 쪽으로 빠르게 뻗어가던 타구를 역동작으로 잡아 2루에 정확하게 송구해 마르티네스를 포스 아웃으로 엮었다.
라파엘 데버스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의 땅볼 때 주자를 한 베이스씩 보내 2사 2, 3루에 몰린 양현종은 보비 달벡을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해 한숨을 돌렸다.
양현종은 6회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첫 타자 렌프로에게 볼 1개를 던진 뒤 체인지업 3개를 던져 그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코르데로는 힘없는 우익수 뜬공으로 제쳤다.
아로요도 공 2개로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양현종은 7회 두 번째로 만난 버두고를 내야 뜬공, 마르티네스와 보하르츠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포효했다.
마르티네스는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보하르츠는 몸쪽 체인지업에 헛바람을 갈랐다.
양현종은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연봉 조건이 다른 계약)을 하고 빅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개막전 로스터에 들지 못한 양현종은 원정 경기에 동행하는 예비 명단인 ‘택시 스쿼드’(Taxi squad)로만 세 차례 방문지로 떠났다.
그러다가 4월 27일 마침내 빅리거로 승격해 그날 에인절스를 상대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일찍 무너진 선발 투수 조던 라일스에 이어 4-7로 밀린 3회초 2사 2, 3루라는 어려운 상황에 긴급 투입된 양현종은 4⅓이닝 동안 볼넷 없이 안타 5개(홈런 1개)를 내주고 삼진 1개를 잡아내며 2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시 66개를 던져 44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은 양현종은 두 번째 등판에선 훨씬 정교하고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텍사스 구단은 양현종을 빅리그로 올릴 때부터 그에게 ‘탠덤’(tandem·2인승 자전거) 뒷자리를 맡기겠다는 구상을 실행에 옮겼다.
선발 투수가 일찍 강판하면 양현종을 두 번째 선발 투수의 성격을 띤 롱 릴리프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양현종의 구위와 KBO리그 14년의 경험을 그만큼 높이 샀다. 불펜을 아끼겠다는 의도도 있다.
‘택시’만 타다가 ‘자전거’ 뒷자리에서 벌써 두 번이나 등판한 양현종은 경제적인 투구로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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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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