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여행이 선사하는 즐거움과 인문학이 뿜어내는 지혜로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고흐, 헤밍웨이, 괴테, 디킨스 등 총 4명의 거장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저자는 네 거장의 뜻깊은 장소 24곳을 돌아보며 독자들에게 명작 탄생의 배경부터 작품에 숨겨진 후일담까지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고흐가 그린 마지막 그림이 ‘까마귀 나는 밀밭’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 자살하던 주에만 그림 몇 점을 그렸고, 이 작품을 뺀 나머지는 아주 밝은 그림이에요. (중략) 암스테르담 반 고흐 뮤지엄은 이 그림에 이런 설명을 붙여놓았습니다. “우리는 항상 신화를 만들기 좋아하기 때문에, 불운한 기운을 뿜어내는 ‘까마귀 나는 밀밭’을 그의 마지막 그림이라고 스토리텔링하는 것이다”라고요. 항상 신화는 현실보다, 진실보다 강하니까요.
올가와 피카소는 파리에서 1918년에 결혼합니다. 그들이 결혼한 교회가 파리에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데요, 이 교회에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무덤도 있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식에는 콕토와 막스 자코브, 기욤 아폴리네르가 들러리로 참석했는데, 신랑 들러리로서는 역사에 남을 화려한 캐스팅이죠.
20대 초반부터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전업 작가가 되어, 책을 쓰기만 하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던 작가, 그 에너지를 찰스 디킨스 뮤지엄에서 느껴볼 수 있습니다. (중략) 디킨스는 아침부터 점심 식사 때까지 글을 쓴 후, 오후에는 자선 사업을 하거나 산책을 했습니다. 작가들의 작업 패턴을 연구하다보면 아직도 많은 작가들이 이 루틴을 따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참 신기합니다. 아침엔 글을 쓰고 오후엔 산책이나 다른 걸 하며 여가시간을 보내는, 이런 패턴을 써놓은 ‘작가되는 법’ 책이라도 있는 걸까요.
『랜선 인문학 여행』
박소영 지음│한겨레출판 펴냄│312쪽│16,000원
August 03, 2020 at 12:1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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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인북] 예술가들의 소울 플레이스는? 『랜선 인문학 여행』 -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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